분단의 아픔과 사람의 정이 살아 숨 쉬는 곳, 속초 아바이마을 골목 이야기
강원도 속초시 중앙동 청호동 일대에 자리한 아바이마을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닙니다. 이곳은 6·25 전쟁 직후, 고향을 등진 실향민들이 터를 잡고 살아온 마을로, 세월이 흐른 지금은 과거의 흔적과 삶의 정취가 녹아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아바이’는 함경도 사투리로 ‘아버지’를 뜻하며, 이곳에 정착한 주민들의 구수한 말투와 따뜻한 인심, 그리고 소박한 골목 풍경은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아바이마을은 단순한 여행 명소가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아픈 장면 중 하나인 6·25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실향민 마을입니다. ‘아바이’는 함경도 사투리로 ‘아버지’를 뜻하며, 마을 이름처럼 이곳은 주로 함경도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모여 정착한 마을입니다.
1950년 6월,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 지역 주민들이 남하하던 중, 남한의 마지막 군사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이남으로 넘어가기 전 속초에 도달한 이들은 전쟁이 곧 끝나고 금방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장기화되었고, 수복된 지역은 다시 북한에 넘어가는 등 고향은 먼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속초 청호동 일대 갯벌과 바닷가에 임시 거처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생긴 곳이 바로 아바이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초기에는 임시 천막촌으로 시작했습니다. 목재나 천막, 철판을 구해 만든 판잣집에서 시작된 삶은 매우 열악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을 잃은 사람들은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며, 함께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를 하고, 김치를 나누며 살아갔습니다. 공동체 정신과 이북 특유의 음식 문화는 이곳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특히 함경도식 순대인 ‘아바이순대’는 지역 주민의 주 수입원이자, 오늘날 관광 상품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은 조금씩 발전했고, 1960~70년대에는 갯배를 타고 속초 시내를 오가며 생필품을 나르고, 생업을 이어갔습니다. 갯배(통통배)는 지금도 운행되고 있으며, 관광 체험 요소로 자리 잡은 동시에 실향민들의 ‘시간의 흔적’을 품고 있는 생생한 문화유산입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며 속초가 동해안 대표 관광도시로 성장하면서 아바이마을은 조금씩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2000년 방영된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지며 대중적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이후 속초시는 아바이마을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자 각종 복원 및 정비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현재의 아바이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마을 골목마다 실향민들의 발자취와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살아 있는 역사공간’으로, 분단의 비극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따뜻한 공동체의 기억을 간직한 문화 마을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1. 아바이마을의 탄생과 역사 – 실향민의 삶이 깃든 골목
속초 아바이마을은 1950년 6·25 전쟁 직후,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모여 살며 형성된 마을입니다. 주로 함경도 출신이 많아, 이들이 사용하던 말투, 음식, 생활 양식이 자연스레 이곳에 녹아들게 되었고, 그 특유의 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바닷가와 갯벌을 중심으로 판잣집과 천막이 모여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마을 형태를 갖추고 속초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아바이마을의 골목은 격식을 갖춘 도시 골목이 아니라, 사람의 체온이 남은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어묵 국물 냄새가 풍기고, 손수 만든 김치냉국을 나누는 이웃들이 있었으며, 그 속에는 수많은 가족의 생존과 이산의 기억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 마을의 구석구석을 걷다 보면, 벽에 걸린 실향민들의 사진, 손글씨 간판, 옛날 표지판들이 그 시절을 이야기하듯 남아 있습니다. 또한 아바이마을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는 ‘갯배’입니다. 갯배는 청호동과 속초시내를 잇는 짧은 수로를 건너는 수동식 배로, 과거에는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자 유일한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관광객에게는 이색 체험이지만, 주민들에게는 삶의 일부였던 갯배는 아바이마을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 주변 관광 및 체험 코스 요약
코스명위치/이동주요 내용
아바이마을 골목길 | 속초 청호동 | 실향민 골목, 순대집, 벽화 |
갯배 체험 | 청호동 수로 | 수동식 배 타기 (왕복) |
속초등대전망대 | 도보 5분 | 속초항 전경, 일출 감상 |
속초해변·영금정 | 차량 5분 | 해변 산책, 파도 감상 |
💰 여행비용 및 먹거리 요약
항목내용예상 비용
갯배 이용 | 수동 운행, 현장 구매 | 500원 (왕복) |
아바이순대 정식 | 순대국, 순대볶음 포함 | 1인당 9,000~12,000원 |
기념품/체험비 | 순대 만들기, 전통체험 | 10,000~20,000원 |
주차비 | 마을 공영주차장 이용 | 무료 ~ 3,000원 |
2. 영화 속 그 골목, 현실 속 살아 있는 시간
속초 아바이마을은 오래된 한옥과 벽돌집이 늘어선 좁은 골목이 특징입니다. 이 골목은 2000년대 초반 방영된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고, 이후 속초 관광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속 송혜교와 송승헌이 나누던 첫사랑의 감정처럼, 아바이마을의 골목은 추억과 정서가 깃든 공간입니다. 오래된 이발소, 손글씨 메뉴판이 붙은 순댓국집, 골목 벽에 그려진 벽화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시공간으로 여행자를 인도합니다. 특히, 마을 중심부에 조성된 ‘아바이마을 문화마당’은 실향민 관련 전시물과 주민의 삶을 기록한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단순한 골목 탐방을 넘어 교육적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걷다 보면 주민 분들이 관광객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순댓국 맛집을 소개해 주거나, 이웃끼리 김장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에선 여전히 정이 흐르고, 외지인과 나누는 대화에도 구수한 사투리와 웃음이 묻어납니다. 이러한 따뜻함은 여느 유명 관광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바이마을만의 특별한 매력입니다.
3. 체험, 맛, 바다 – 아바이마을의 종합 즐길 거리
속초 아바이마을은 골목 탐방 외에도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체험은 갯배 타기입니다. 직접 줄을 당겨 수로를 건너는 갯배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명소입니다. 배 시간은 짧지만, 짧은 이동 속에서도 풍경과 감성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음식으로는 단연 아바이순대가 대표입니다. 돼지창자가 아닌 오징어 안에 당면과 채소, 돼지고기 다짐육을 넣어 만든 강원도식 순대로, 마을 내 유명한 순댓국집에서는 아바이순대국, 순대볶음, 오징어무침 등 다양한 지역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순대 만들기 체험이나 쿠킹 클래스도 사전 예약제로 진행합니다. 또한 마을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속초등대전망대에서는 속초항과 동해 바다의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주변에는 속초관광수산시장, 속초해변, 영금정 등이 있어 아바이마을을 중심으로 반나절~하루 일정으로도 알차게 관광이 가능합니다.
✅ 결론: 사람 냄새 나는 속초의 진짜 골목을 만나다
속초 아바이마을의 골목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를 몸으로 느끼는 경험입니다. 작은 골목 하나, 오래된 순댓국집 하나, 손때 묻은 갯배의 나무 손잡이 하나에도 실향민들의 기억과 생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아바이마을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조형물이나 유명한 SNS 포토존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 고향을 잃고도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며 삶을 이어온 공동체의 온기, 그리고 고통을 문화로, 상처를 추억으로 승화시킨 시간의 힘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마을을 걷고, 음식을 맛보고, 갯배를 타며 실향민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낯선 장소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그리운 고향의 대체 공간이기도 한 이곳은, 이 시대에 더더욱 필요한 ‘기억의 장소’입니다.
속초를 방문한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아바이마을을 찾아보세요.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단순한 여행을 넘어선 깊은 감동과 배움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아바이마을은 과거의 기록이 아닌,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삶의 이야기입니다. 속초 아바이마을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닙니다. 이곳은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삶을 일군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자, 골목마다 이야기가 피어나는 정서적 공간입니다. 현대적인 관광지가 주는 편리함은 없을 수 있지만, 그 대신 오래된 것의 소중함과 정이 흐르는 온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갯배를 타고 바다 냄새를 맡으며, 순대를 한입 베어 물고, 실향민의 이야기를 담은 골목을 걸으며 우리는 누군가의 삶과 시간을 함께 걷게 됩니다. 다음 속초 여행에서는 아바이마을의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세요. 그곳엔 바람, 냄새, 사람, 그리고 오래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