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골목투어, 을지맥주부터 철물점까지
서울 중구의 을지로는 오랫동안 ‘인쇄소, 철물점, 전기상가’가 밀집된 공업지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오래된 골목 안에 감각적인 식당, 카페, 바, 예술 공간이 들어서며 레트로와 힙스터 문화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떠올랐습니다.
‘을지맥주 한 잔부터 빈티지 철물점 구경, 감성 전시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을지로는 지금 가장 트렌디하면서도 서울의 시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골목 여행지입니다. 오늘날 ‘힙지로’라 불리며 감각적인 카페와 술집, 갤러리로 주목받고 있는 을지로. 하지만 이 골목은 단지 트렌디한 장소가 아니라, 서울 산업화의 중심, 노동자의 삶이 흐르던 공간, 그리고 근현대사의 뿌리가 남아 있는 골목입니다. '을지로'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그리고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어떤 시간들이 이 거리를 지나갔는지, 을지로의 역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1. 을지로의 과거와 현재 – 철공 골목에서 핫플 골목으로
‘을지로(乙支路)’는 광복 이후 1946년 서울 도로명 개정 때 탄생한 이름입니다.
고구려 명장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국난 극복과 민족 자긍심을 상징하는 취지에서 결정된 명칭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을지로 일대가 청계천 남쪽으로, 주로 중인 계층의 거주지와 공방이 혼재한 지역이었습니다.
당시 조선 백성들이 직접 살았던 동네로서, 왕실이 아닌 서민의 생활 공간이었습니다. 특히 인쇄소, 목공소, 종이 장인들이 밀집했던 전통이 이후에도 이어져 오늘날까지도 을지로 인쇄골목의 원형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을지로 1가~6가는 원래 없던 행정구역이었으며,
도로 개통 이후 자연스럽게 정착된 명칭입니다.
을지로는 이름 그대로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거리로, 광화문에서 동대문까지 이어지는 서울 중심가의 핵심 축입니다. 전쟁 이후부터는 인쇄업, 철물상, 조명업체, 기계부품상 등 소규모 제조업과 수공업자들이 몰려들며 산업 골목으로 발전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 도심 재개발 계획이 본격화되며, 건물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했던 을지로에는 청년 예술가, 바리스타, 디자이너들이 창의적인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고, 레트로한 분위기와 힙한 감성이 뒤섞인 오늘날의 을지로가 탄생하게 됩니다.
🏙 을지로 골목 특징
- 1가~4가: 조명상가, 철물상, 공구거리 분포
- 세운상가: 옛 전자상가 → 스타트업+예술공간으로 변신
- 을지로 3가 역~충무로역 사이: 을지맥주, 뉴트로 감성 술집 집중
‘공장 사이의 바, 철물점 위의 카페’가 현실이 된 을지로는 서울 로컬 문화의 다양성과 진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 골목입니다.
2. 맛집부터 감성 술집까지 – 을지로 미식 & 체험 탐방
을지로 골목투어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의외성 넘치는 장소에서 맛보는 음식입니다. 외관은 허름한 철공소 같지만 문을 열면 감각적인 조명이 가득한 라멘집이 나오고, 인쇄소 2층에는 디저트 전문 카페가 숨어 있는 식입니다.
🍴 을지로 대표 맛집 & 술집
가게명 | 주요 메뉴 | 특징 | 1인 평균 비용 |
---|---|---|---|
을지맥옥 | 생맥주, 소시지, 감자튀김 | 을지맥주의 원조, 뉴트로 감성 | 15,000~20,000원 |
청기와대중식당 | 차돌짬뽕, 군만두 | 옛 간판을 그대로 활용 | 9,000~13,000원 |
을지다락 | 가정식 + 전통주 페어링 | 다락방 같은 아지트 분위기 | 20,000~25,000원 |
커피한약방 | 수제 디저트, 핸드드립 커피 | 한약방 리모델링 콘셉트 | 8,000~12,000원 |
🎨 체험 & 감성 공간 추천
- 세운상가 루프탑: 도심 전망 포토존 + 휴식 공간
- 을지로 프린트 갤러리: 인쇄소 리모델링 예술 전시장
- 스틸북 카페: 영화 아카이빙 북카페 + 소규모 상영
- 인쇄 체험 공방: 명함·스티커 직접 제작 (1인 10,000~20,000원)
대부분의 체험 공간은 **예약 없이 자유롭게 방문 가능**하며, 예술 전시와 클래스를 겸하는 곳도 많아 ‘감성 충전’에 제격입니다.
3. 여행비용과 코스 정리 – 반나절 코스로 충분한 알찬 여정
을지로는 모든 명소가 지하철 2호선 을지로 3가 역, 4가 역, 충무로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도보 이동이 가능합니다. 교통비 부담이 적고, 골목골목마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밀집되어 있어 반나절 여행 코스로 최적입니다.
💰 을지로 여행비용 요약 (1인 기준)
항목 | 내용 | 예상 비용 |
---|---|---|
교통 | 지하철 이용 (2호선 기준) | 2,500원 (왕복) |
식사 | 청기와 or 중식 맛집 | 10,000~15,000원 |
카페 or 디저트 | 커피한약방 등 | 8,000~10,000원 |
저녁 술집 | 을지맥옥 or 감성 포차 | 15,000~20,000원 |
체험 or 전시 | 인쇄 체험, 전시 관람 | 무료~15,000원 |
총 예상 비용: 약 35,000 ~ 60,000원 (1인 기준, 선택 코스 포함)
🗺 추천 반나절 코스
-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 → 골목 탐방 시작
- 청기와 식당 or 라멘 맛집에서 점심
- 커피한약방 or 스틸북 카페에서 휴식
- 세운상가 루프탑 → 프린트 갤러리 관람
- 을지다락 or 을지맥옥에서 저녁 마무리
4. 서울의 과거와 현재, 문화와 공업이 뒤섞인 을지로 골목
해방 직후와 한국전쟁 이후, 을지로는 <strong> 서울 재건의 중심지 </strong>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바로 옆의 청계천, 남대문시장, 서울역과 연결되면서 물류와 인력, 소규모 공업이 발달하기에 최적의 입지였기 때문입니다. 1950년대 후반~70년대에는 ‘을지로=공구거리, 철물상가, 인쇄소’로 대표되는 서울 소상공업과 기술자들의 본거지가 되었고, 특히 인쇄소 밀집 골목, 조명 거리, 배전기기 거리 등 전문 업종별 골목이 형성되며 도시형 산업 클러스터를 이루었습니다.
이 시기 을지로는 도시계획과 무관하게 현장 노동자, 장인들의 실력으로 완성된 거리였으며, 서울 시민 다수가 이곳을 통해 인쇄을 만들고, 기계를 고치고, 장비를 구입하며 실질적인 경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 서울 도심의 ‘기술 노동자 허브’가 을지로였던 셈입니다.
을지로는 단순한 유행의 중심지가 아닙니다. 오래된 것을 버리지 않고, 그 안에 새로운 것을 덧입히며 변화한 공간입니다. 서울의 역사, 산업의 흔적, 예술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거리. 그래서 을지로는 지금도 살아있는 공간이고, 걸을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네입니다. 이번 주말, 감성 충전과 문화 탐방, 먹거리 투어까지 모두 가능한 ‘을지로 골목투어’를 계획해 보세요. 서울에서 가장 독특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을지로는 단지 ‘힙한 카페가 많은 골목’이 아닙니다. 그곳에는 서울이 가난하고, 분주하고, 실용적이었던 시절의 기억이 스며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을지맥주, 인쇄소 카페, 을지다락 같은 공간들도
그 뿌리는 한국 산업화의 최전선이었던 골목 위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서울에서 진짜 ‘도시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번 주말엔 을지로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역사와 현재를 동시에 마주해 보세요.